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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대학생 개발자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

(대충 대학생 고민하고 있는 모습)

 

독자(?)에게 메일 받다.

 

얼마 전 (사실 오늘) 필자가 작성한 회고를 읽고, 한 분이 메일을 주셨다.

 

메일의 내용은 필자와 비슷한 상황의 대학생 개발자인데, 스스로 늦은 나이라고 생각해서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해야 하고, 어떤 것을 기준으로 공부하며 커리어를 쌓아야 하는지 조언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필자는 내가 ~ 상황인데 앞으로 ~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을 굉장히 부담스러워 하는 편이다.

 

내가 질문하는 사람에 대해 잘 모를때는 특히 더 그렇다.

 

그 이유는 원래 성격이 그런것도 있지만 누가 봐도 연차에 비해 뛰어난 실력과 인성을(?) 가지고 계신 지인에게 받은 영향도 있다.

 

필자의 비공식 멘토 분들 중 한 분이신 이 분은 본인이 쉽게 한 말이 타인에게는 굉장히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누군가에게 조언하는 것을 꺼린다고 하셨다.

 

사실 이 정도 분이라면 어떤 말을 해줘도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아쉽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인이 경험하셨던 일을 들으니 아무리 본인이 고민 후에 하는 조언이여도 상대방의 인생을 책임져 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큰 깨달음을 얻은 후 말을 아끼며 살던 중 오늘 이러한 메일을 받게 된 것이다.

 

대충 점심 시간이 끝나갈 때 쯤 메일을 확인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걸 어떻게 답장해드려야 하나 생각하면서 이 분이 메일을 보내기 까지 고민하셨을 시간을 생각하니, 단순히 짧은 거절을 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조언과 같은 답변을 해드릴 수도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할 수도 없다.)

 

그래서 메일을 주신 분과 굉장히 비슷한 상황에서 조금 더 먼저 걸어가고 있는 대학생으로서의 이야기를 해드리기로 했다.

(비전공자는 물론 개발을 시작한 시기와 공부하려고 하시는 스택이 필자와 거의 똑같아서 굉장히 놀랐다.)

 

 

답장 메일의 전문

 

안녕하세요.

 

먼저 부족한 회고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도 본격적으로는 3학년부터 복수전공을 포함한 프로그래밍을 시작했으니 OO님과 굉장히 비슷한 길을 걸어온 것 같아 신기하면서도 반갑네요! 

 

현재 회사에서 개발 중인 스택도 VueJS와 ExpressJS 인데 이것도 OO님이 공부하려고 하시는 스택과도 같아 참 신기합니다. ㅎㅎ

 

여쭤보신 부분에 대해 말씀을 드리기에 앞서 저도 아직 부족하고,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하지도 못한 주니어 중의 주니어 이기 때문에 제가 어떠한 답변을 드릴 수는 없을거 같고, 단순히 비슷한 길을 걸어가고 있는 대학생 개발자의 입장에서 제 이야기를 해드릴까 합니다.

 

저는 회고에 적은 것 처럼 멋쟁이 사자처럼이라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처음으로 웹 개발을 시작했고, 우연히 AWS를 알게 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시기에 NodeJS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ExpressJS를 시작으로 VueJS를 공부하면서 현재는 에듀 테크 회사에서 인턴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VueJS를 하면서 프론트에 재미를 느꼈었는데 프론트엔드 분야 자체는 흥미로웠지만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하는 CSS와 같은 퍼블리싱이 너무나도 맞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ExpressJS로 백엔드 개발을 하면서 서버 개발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재밌는 것도 우선 순위에 있어 중요한 지표가 되지만 재미 없는건 정말 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단순해진거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백엔드 개발을 포함해 서버 개발까지 같이 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인프라 아키텍처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그리고 저는 스스로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개발을 그렇게 열심히 하지도, 공부를 열심히 하지도 않았지만 우연히 기회가 닿는 것들이 즐거웠고, 또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한 걸음씩 성장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OO님께 어떠한 직군을 원하신다면 어떤 공부를 하시고, 이렇게 저렇게 준비하세요! 라고 말씀을 드릴 수도 있겠지만 OO님이 즐거워 하시고 잘하시는 것들을 제가 모두 알 수는 없기 때문에 일단 즐거운 걸 찾으셔서 연합 동아리라던가 토이 프로젝트를 하시면서 이것 저것 경험하고 써보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어요.

 

시간은 사실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을 때 스스로 조급해질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개발자는 정말 나이가 상관없고, 실력만 있다면 원하시는 미래를 그리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저도 주변 멘토분들에게 여쭤보면 듣는 말인데, 모든 회사는 정말 신입에게 큰 것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지금 회사를 다니고 계시다니 이미 느끼셨을 수도 있겠지만 개발 스킬은 언제든지 남에게 따라 잡히고, 익히는데 어렵지 않지만 전공 지식이나 언어에 대한 이해는 그렇지 않은거 같아요.

 

조금은 늦는거 같고, 돌아가는 것 같아도 기초를 탄탄히 쌓는 것이 길게 봤을 때 스스로 개발자로서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한참 멀었는데 이런 말씀드리니 부끄럽네요 ^-^a...

 

퇴근길에 핸드폰으로 적느냐고 두서없이 길어지기만 한 것 같은데 답장 읽으시는 시간이 OO님에게  득이 되는 시간이였으면 좋겠습니다. :)

 

 

마치며

 

대학생이고, 개발자를 꿈꾼다면 또, 특히 비전공자라면 누구나 남들보다 늦은 것 같고,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 조급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필자도 굉장히 늦게 개발을 시작했고, 실제로도 남들보다 늦은게 맞다.

 

하지만 그사세(천재 그리고 천재)를 제외한다면 대학생이 엄청 잘해봐야 느끼는 것 만큼의 큰 차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남들이 먼저 노력해서 앞서간 결과를 조금이라도 따라 잡기 위해서는 그 이상을 넘는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해보기도 전에 패배감을 느끼고, 자존감을 잃을 만큼의 차이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말 또한 필자는 스스로 노력에 비해 운이 좋게도 좋은 기회들을 잡게 되면서 목표한 것들을 이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쉽게 하는 것 같아 조심스럽지만 필자는 스스로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 조급해하지 않고, 이유없는 자신감으로 급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개발자가 되기 위한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발엔 정말 왕도가 없고, 잘하는 사람은 많으며, 노력하지 않으면 뒤쳐진다.

 

따라서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고, 개발을 시작한 시기와 그 동안에 했던 노력의 차이만이 존재하기 때문에 개발이 즐겁다면 늦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조급해하지 않고, 스스로 개발자로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고민과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 (사실 필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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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평범한 대학생 개발자 yor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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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l: twysg@likelion.org

Github: https://github.com/sangyeol-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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