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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주니어 개발자 이직기

작년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직으로 인해 바쁜 일상을 보냈다.

 

이직을 성공한 현재는 여유가 조금 생겼기 때문에 앞으로 익숙하지 않은 기술들을 사용하기 위해 학습한 내용들을 기록하며, 다시 블로그에 열심히 글을 적어볼까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을 내가 이직을 결심하고, 현재 회사에 오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이직기 겸 회고로 시작해보려 한다.

이직을 결심한 이유

내가 이직을 결심한 시점은 작년 11월쯤이였던 것 같다.

 

약 1년간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이유는 여러가지로 많은 이유가 있었지만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를 직접 개발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가장 컸던 것 같다.

 

당시 다니던 회사의 서비스도 상당히 많은 사용자가 존재했지만 연령대와 타겟이 나와는 맞지 않았고, 나를 포함해 주변에서 사용하는 것을 보기 어려웠기 때문에 개발한 내용에 대한 성취감이 부족했다.

 

그러던 중 네이버의 경력 공채 공고를 보게 되었고, 재직자의 인터뷰 영상 중 네이버는 브랜드와 서비스 모두를 가지고 있으며 내가 개발한 서비스가 본인은 물론, 주변인들이 사용하게 될 서비스이기 때문에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순간 고민 없이 지원서를 제출했다.

 

이직의 첫 시작, 네이버

내가 지원한 경력 공채에서는 부서별로 상이했지만 공통적으로는 코딩테스트 - 1차 면접 - 2차 면접으로 진행되었으며, 내가 지원한 부서의 경우에는 CIC(Company In Company)였기 때문에 CIC 대표와의 3차 면접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먼저, 코딩테스트의 경우 일반적인 신입 공채의 코딩테스트와는 달리 알고리즘을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들 보다는 해결 능력을 중요하게 본다고 생각되는 문제들이 출제되었고, 지원자가 굉장히 많다고는 들었었는데 코딩테스트 합격 안내까지 약 한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던 것 같다.

 

1차 면접에서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다대일 기술 면접으로 진행되었고, 단순하고 딱딱한 질의응답이 아닌 서로 대화하는 느낌으로 진행되어 면접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은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면접이 대화식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내가 궁금한 부분에서도 많이 질문할 수 있었고, 떨어지더라도 정말 좋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면접에 대한 경험이 좋았다.

 

개인적으로 1차 면접을 상당히 좋은 분위기에서 끝냈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합격에 대한 기대감을 품던 중 이번에는 비교적 빠르게 합격 안내와 함께 2차 면접 일정을 받을 수 있었다.

 

1차 면접의 경우 내가 지원한 CIC 부서의 리더 분들이 나오신 것과 달리 2차 면접에서는 내가 지원한 CIC를 포함해 여러 계열사의 테크리더(?) 라고 소개해주시는 분들이 나오셨다.

 

그래서인지 1차 면접보다는 훨씬 더 진지한 분위기에서 면접이 진행되었고, 기술적으로 깊은 질문들을 포함해 인성적으로도 넓은 부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지금까지 많은 면접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어느때보다도 긴장되고, 어려웠던 면접이였다. 특히 네이버 랩스에서 나오신 분의 포스가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였는데 이 분께서 하신 질문들에 대해 명쾌히 대답하지 못했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되는 기회들을 여러번 주셨지만 끝내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 채로 2차 면접이 끝나게 되었다.

 

면접이 끝난 후 혼자 생각했을 때 내가 지원한 CIC 리더 분께서는 조금 흡족해하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네이버 랩스의 면접관에게는 인정 받지 못한 것 같아 아쉽게도 네이버는 여기까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2차 면접 합격과 함께 3차 면접 안내를 받게 되었고, 드디어 CIC 대표님과의 면접을 보게 되었다.

 

3차 면접은 정말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 대화하는 시간이였고, 다양한 질의응답을 하며 20분 정도로 진행됐던 것 같다.

 

그리고 아쉽게도 일주일 후 최종 탈락 메일을 받게 되었고,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의 긴 여정이 끝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정말 가고 싶던 회사 그리고 부서였기 때문에 면접이 진행될수록 욕심이 났고, 탈락한 후 허탈함과 자책감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탈락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1차, 2차 면접까지는 내 모습을 보여준 것과 달리 3차 면접에서는 대표님과의 면접이기 때문에 질문들에 대해 너무 준비된 모습만을 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정적으로는 경력 공채였기 때문에 수 많은 지원자들 속에서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면접을 진행하며 네이버라는 회사, 그 속에서도 최소한 내가 지원한 CIC는 훌륭한 문화와 함께 정말 뛰어난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자책감을 털어낸 후에는 결과적으로 떨어졌지만 그래도 네이버 최종 면접까지 갔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이직을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어진 수 많은 콜드콜과 제안

사실 네이버 면접을 진행하며, 꼭 합격해야겠다는 의지와 함께 이정도면 어느정도 합격했다는 생각도 있었기 때문에 다른 회사에 대한 이직 고려를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최종 탈락까지 총 네달이라는 정말 긴 시간이 소요됐었기 때문에 다시 시작해야 된다는 것에 대한 압박감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내가 가고 싶은 회사에 대한 모습들이 구체화 됐고, 자신감도 얻었기 때문에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이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지인들로 부터 많은 연락도 받게 되었고, 링크드인과 원티드와 같은 곳에 이력서를 업데이트한 이유에서인지 여러 회사에서 콜드콜도 받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콜드콜은 지원자를 타겟하지 않고, 소위 말하는 뿌리는 개념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그 중에서 나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거나 티타임을 먼저 제안하는 곳을 추려서 다양한 회사에 대한 지원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는 내가 가고 싶은 회사에 대해 스스로 정리하기 시작했는데, 내가 원하는 곳은 다음과 같았다.

  1. 내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되는 곳 (개발 문화, 시니어 등)
  2. 근무 환경이 유연한 곳 (자율출근제, 재택근무 등)
  3. 급여와 복지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곳

사실 원하는 모습들은 더 많았지만 위의 세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것도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최소한 한두개 정도는 만족을 해야 이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지원할 회사를 정리한 후에 여러 회사에 지원을 했었고, 면접을 정말 많이 봤던 것 같다.

 

면접의 경우 최대한 하루에 몰아서 효율적으로 면접을 보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4월쯤에는 이미 가지고 있는 연차가 거의 없었다. (이직이 결정된 후에는 친한 회사 동료로부터 쓸 휴가가 없어서 이직하는거 아니냐는 말도 들어봤다. ㅋㅋㅋ)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지인의 추천으로 지원했던 카카오 스타일에 최종 합격하며, 길고 길었던 이직의 시간이 끝나게 되었다.

 

이직 성공, 그리고 카카오스타일을 선택한 이유

최종적으로 현재 회사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위에서 언급했던 조건들을 모두 충족했기 때문이였다.

 

또한 여러 지인들이 다니는 곳이였는데 이 곳에서 일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기 때문에 합격한 이후에는 큰 고민을 하지 않았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아직은 시스템이 부족하지만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 같이 성장하며 이뤄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즐겁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회사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전 회사에서도 뛰어난 동료들이 있었지만 많은 경험을 해 본 시니어가 많지는 않았었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일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서로 고민하고, 발전시키려 했지만 항상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들었었다.

 

가는 방향에 대한 정답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경험에서 나오는 조언을 해줄 시니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나를 포함해 모두가 하던 생각이였고, 나에게는 가장 큰 갈증 중에 하나였는데 현재 회사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시원하게 해소되고 있어 굉장히 만족스럽다.

 

그리고 어느곳보다도 좋았던 면접 경험과 무엇보다도 내가 원하던 모습이였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서비스였기 때문에 앞으로 하게 될 일들이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고, 합류를 결심했다.

 

마무리

이직기 겸 회고를 작성하며, 사실 많은 아쉬움이 들었다.

 

중간중간 여러 회사에 지원하며 코딩테스트나 면접과 같이 경험한 내용을 세세하게 공유하고 싶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와서 한번에 다 담기에는 양도 많고, 희석된 기억도 많아서 글 적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나와 비슷한 주니어 개발자들에게 공유하고 싶던 내용들은 다 담은 것 같아 큰 숙제를 하나 끝낸 기분이다.

 

나도 그랬었고, 최근엔 이직에 대한 갈증이 큰 개발자들이 많은 것 같다.

 

그 이유에서는 현재 많은 회사에서 개발자를 필요로 하고, 연봉과 코로나 시국으로 중요성이 부각된 재택근무를 포함해 여러 환경에 대한 고민이 크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이직을 결심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내일채움공제 등을 포기해야 했었기 때문에 이직을 결심하기까지 고민이 정말 컸던 것 같다. 또한 내가 커리어를 처음 시작한 회사였고, 구성원들과의 유대감이 컸기 때문에 퇴사를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남아달라는 회사의 여러 제안에도 흔들렸던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퇴사를 고려하며, 이직을 결심하기까지에는 수 많은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망설여지는 순간이 있을 때 마다 다시 한 번 내가 이직을 고민하게 됐던 이유들을 되새겼고, 결과적으로는 이직을 하게 된 것에 대한 후회 없이 잘한 결정이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내가 글을 적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직을 준비하며 중간중간 찾아오는 적당히의 순간에서 내가 고민하고, 결심했던 이유들을 생각하며 적당히 타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많이 남은 인생 속에서 이번 결정이 어떻게 남을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현재의 결정이 만족스럽기 때문에 내 커리어에 있어서도 이번 이직이 큰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경험했던 이직의 시간들은 정말 쉽지 않은 시간들이였기 때문에 이 순간에도 이직을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원하는 바를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동료가 되주시면 더 좋습니다.)

 


 

 

 

안녕하세요. 평범한 개발자 yor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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